벤치마킹, 경험하다

10. 츠타야 가전: 상품가치를 높이는 매장

cioud15 2021. 2. 15. 12:14

#일본 #고객경험 #라이프스타일 #상품가치 #매장 #컨시어지 #스토리텔링 #브랜드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보통 제품/상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물론 언택트로 인한 온라인 구매가 많아지면서 물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물건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은 주변환경이 어떻게 디자인되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로 옷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문한다고 했을 때, 단순히 옷만 있는 사진에서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모델이 옷을 입고 있는 사진에 더 눈이 가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그 옷을 입고 있는 모델이 어떤 특정 장소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보게 된다면, 아마 우리의 눈은 그 사진에 더 높은 감정, 즉 공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온라인화된다고 한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온라인에서의 간접경험보다 오프라인에서의 직접경험이 더 많은 가치를 주기 때문입니다. 1년이 넘게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온라인에 몰두하게 된 환경에 놓이게 되자 사람들은 편리한 것은 둘째치고 점차 오프라인에서 얻었던 가치들을 그리워하고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오감을 통해 흡수하는 특성을 가진 존재로서 시각이 극대화된 온라인만으로는 다른 감각들의 기능에 대한 불만족의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온라인의 성공률이 높은 현재 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결국 오프라인에서 얻은 경험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남고 진정한 팬심으로까지 발전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 타자는 아마 디자인,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면 익숙할 수도 있는 츠타야 가전입니다. 가장 유명한 츠타야 서점을 포함하는 츠타야 그룹의 컨셉은 일본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도 점차 온라인화되는 트렌드에서 자칫 놓칠 수 있는 틈새를 잘 포착해 파고드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저: TSUTAYA가전 홈페이지

기업소개

명칭: 츠타야 가전

위치: 일본 소재

사업영역: 서점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공공도서관 및 지역상생 사업, 데이터 기반 마케팅 사업 등을 기획

 

일본에서도 핫한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츠타야 가전은 기존의 성공을 증명한 츠타야 서점에서의 시도를 가전매장에도 접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장을 단순히 물건을 진열 또는 전시하는 곳만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 매장 그 자체에 '컨셉'을 주어 스토리를 입힌 공간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Benchmarking Point 1. 경험을 파는 유니버스

 

츠타야 성공의 신의 한 수는 매장을 '경험을 파는 유니버스(공간)'으로 실현시킨 덕분입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일명 '라이프 스타일 판매'라고 할 수 있는데, 츠타야의 매장을 가면 물건이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생활공간'을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전매장이라고 해도 흔히 알고 있는 가전제품만 나란히 전시되어 있기 보다는 가구, 화장품, 화분, 자전거, 책 등이 함께 판매되고 있습니다. 층 전체는 마치 하나의 세계관이 일체화된 것처럼 조명부터 러그까지 조화롭게 어울려져 있으며, 방문객들은 그 속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그 속에서 실제 생활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유사한 컨셉이라고 한다면, 이케아 매장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상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온라인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오프라인 매장이 0(제로)가 되지는 않는 이유는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오감을 통해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에 더 마음이 끌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전제품이라면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구매결정에서 스스로가 납득할만한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파악한 츠타야 가전은 그래서 매장을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츠타야 가전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체험'이었습니다. 카테고리별로 전시하거나 진열하기 보다 A라는 컨셉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가구, 가전제품, 잡화 등을 배치했습니다. 방문객은 물건을 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상의 의도된 라이프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으며, 뇌리에 강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매장 분위기에 심취하게 되면서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츠타야 가전을 통해서만 해당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다'라는 사고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Benchmarking Point 2. 고객중심의 매장운영

 

현재의 츠타야 성공의 공신인 츠타야 그룹 자회사인 CCC(Culture Convenience Club)은 회사를 소개할 때 '고객중심의 기획회사'라고 표현합니다. 이들의 제 1원칙은 고객중심관점으로 매장운영 역시 여기서 출발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고객니즈를 6개로 나눠 파악해본 결과, '가격', '상품종류', '추천'은 온라인이 우세하지만, '즉시', '감성'은 오프라인이 우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빠른 배송' 덕분에 오프라인이 왜 '즉시'가 우세한가에 대해 의문점이 들겠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배달을 기다리는 시간보다 근처 매장에서 즉시 구입해서 상품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은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고객중심의 운영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가지는 역할과 기능은 상당히 큽니다. 최근 챗봇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진정 고객입장에서 측면이 정말로 편리한가를 보면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수집에 있어서도 숨겨진 내용들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섬세한 고객과 관련된 방안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고객입장에서도 상품정보만을 표시한 온라인보다 직접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직원이 설명해주면 더 높은 신뢰감과 안심감을 느껴 애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더 익숙한 일본에서 일명 프리미엄 세대로 일컬어지는 구매력이 높은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운영방식은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Benchmarking Point 3. 디지털과 아날로그 융합형 매장

 

츠타야 가전 매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고객들이 제품의 개발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은 현재 개발 중이거나 크라우드 펀드 실시 중인 제품들입니다. 전시되어 있는 곳곳에 위치한 태블릿 PC를 통해 미완성된 해당 제품들을 체험해 본 방문객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피드백함으로써 더 나은 제품이 되는데 알게 모르게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츠타야 가전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실현하고 있는 운영방식을 자신들은 '미디어화(셀프브랜딩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사용)'라고 부릅니다. 방문객들이 미완성된 제품에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고, 이에 따라 제품을 만든 회사는 제품을 개선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제품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바이럴을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이 게시물을 본 누군가는 신규방문객으로서 츠타야 가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제 방문을 통해 다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제조사는 이 고객을 잠재고객으로서 데이터를 얻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며 이읃고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검증받는 완성본을 츠타야 가전을 통해 내놓게 됩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결국 츠타야 가전의 매장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줌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소매 가능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곳곳에 위치한 인공지능 카메라에는 화상분석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제품 앞에 멈춘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합니다. 성별, 연령, 시간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의 타겟 대상이 누구인지를 알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술들 덕분에 현장 직원들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츠타야 가전은 특이하게도 직원의 인사평가에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횟수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IT기술을 통한 데이터 습득만큼 아날로그적인 데이터 수집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이 중요하다고 해도 구매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고객의견을 받을 수 있는 대화에 더 공을 들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고객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니 츠타야 가전 매장은 그야말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한 매장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enchmarking Point 4. 제품가치 전달자, 컨시어지의 존재

 

모든 매장에 존재하는 컨시어지는 제품선택 및 매장계획 등을 담당합니다. 이들은 매장에 스토리를 입히는 역할을 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중요한 업무를 합니다. 그래서 츠타야 가전은 그날의 제품선택 담당 컨시어지가 누군가에 따라서 다양한 개성이 드러나는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최첨단의 제품이 눈앞에 있어도 사람의 특성은 자신과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본능을 이용해 추가적인 구매을 일으키도록 하는 일 또한 컨시어지의 역할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A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서는 츠타야 제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주게 하기 위해 가전제품 옆에 이와 관련된 책을 진열해 놓습니다. 즉, 고객이 흥미를 보인 제품의 정보를 근처에서 찾을 수 있게 하여 그 제품의 가치를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고, 근처에 다가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니즈를 파악해 해결해주는 제품가치 전달자로서 행동합니다.

 

츠타야 가전의 제1원칙이 고객중심관점인만큼 매장마다 컨시어지의 역할도 다릅니다. 이는 매장을 방문하는 대상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도쿄라도 신주쿠 매장과 긴자 매장에서 보여주는 라이프 스타일 컨셉은 다릅니다. 그래서 각 컨셉에 따라 매장 내 전시된 제품도 다르고, 판매전략도 다릅니다. 컨시어지는 주이용고객이 누군지에 따라서 대상층의 성향을 녹인 기획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객을 염두해두고 브랜드를 앞세우는 기획이 아닌 고객 라이프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제품을 항상 생각하고 제안해야 합니다. 즉, 스타상품을 주력해서 앞에 내세우는 것이 아닌 타겟층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매장마다 다르게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츠타야 가전매장이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인식시키게 하여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컨시어지는 이러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시어지는 츠타야 매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서서히 사라지고 그 존재이유가 점차 퇴색되고 있는 모습은 거리마다 '공실'을 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온라인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부다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츠타야의 사례처럼 온라인으로는 홍보를 하고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끌어당겨 직접 체험을 통해 구매결정에 확신을 내리게 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시각이 아무래도 극단적으로 확장된 온라인에서는 다른 감각들에 대한 만족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점점 중요해지는 고객경험은 결국 오감을 얼마나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뇌리에 강하게 박히게 하는가, 그래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의 오프라인화, 오프라인의 온라인화라는 개념을 균형 있게 조율한 운영방식이 성공의 핵심요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자료

※ 본 글은 '셀프 브랜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은 글 작성자에게 있으며 무분별한 사용, 변형, 수정 등은 금지합니다.